이것도 9월 19일 개봉날 본 영화. 전날에 <콜미 바이 유어 네임> 보고 자서 티모시의 매력에 빠졌던 터라서, 티모시 보려고 갔음. 사실 주제 자체가 흥미롭기도 했고. 나는 정말 다양한 마약 영화를 보고 깊게 빠져들었는데 (내가 인생 영화로 꼽는 <갈증> <레퀴엠>을 비롯하여 무수히 많은 마약 영화들) 그래서 마약 자체에 호기심이 크다. 마약을 하고 싶다는건 절대로 아니고-합법화 되더라도 마약 할 생각 없음- 왜 이 약들이 인간을 망치는지 어떤 구조인지 뭐 이런걸 연구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음. 이 영화는 티모시가 마약 중독자로 나오는데 부모님의 도움과 본인의 의지로 이걸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음. 동기 언니한테 말했더니 티모시는 매번 이런 역할만 맡는 것 같대ㅋㅋ 약간 한국으로 치면 이던 얼굴에 퇴폐미와 더불어서 피곤함이 쩔어있어서 그런가 오늘 내일할 것 같은 매력을 지닌 티모시 (좋아함)
사실 나는 영화에 에이젠슈타인(충격의 미학)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어서 이런 잔잔한 영화 싫어한다. 그래도 그냥 끝까지 티모시 때문에 참았다. 정말 지루했고 나가고 싶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보니 뭐 감동적인 것 같다. 사실 비단 이건 '마약중독자'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마음 속에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모두를 위한 사람들에게 바치는 영화와도 같다. 나같은 경우에는 힘든 시기에 무언가를 좋아하면서 삶의 고통을 잊는 타입이라 보면서 공감가는 부분이 참 많았다. 마약같이 극단적인 것이 아니어도 세상을 잊기 위해 무언가에 중독된 사람들이 있다면-가령 게임, 술, 담배라던가- 티모시의 노력을 통해 본인도 힐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함. 왓챠 리뷰에는 "블랙홀"을 안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영화라고 적었다. 요즘 내가 공들이고 있는건 무언가에 의존하지 않고 살아보는 것이다. 사람에게 의존한다면 그건 영원하지 않고, 물건에게 의존한다고 해서 내 마음이 변치 않는 것도 아니다. 언젠가 내가 정말 사랑하는 무언가(사람일수도 있고 물건일수도 있고)가 없어졌을 때도 살아남기위해서 우리는 단단하게 대비를 해야한다.
내가 좋아하는 배우(코리 몬티스)는 2013년 마약 중독으로 세상을 떠났다. 이 배우는 마약 중독을 끊겠다는 의지가 있었고 극중의 닉(티모시)처럼 재활원에 다니다가 포기하고 나와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, 사실 나는 코리가 그랬던만큼 이 영화에서도 재활원에 대해 잘 다뤄주기를 바랬다. 닉은 재활원이 답답하다면서 계속 뛰쳐나오는데 왜, 어디가 그렇게 못견딜만큼 힘든지 말은 안해줘서 재활원에 가본 적 없는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웠다. 사실 이 부분이 좀 아쉬웠다.
* 추가로, 나는 마약 중독에 좀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<레퀴엠>을 보고서 견해를 바꾸게 되었다. <레퀴엠>의 해리에 빠져서 자레드 레토 처돌이가 된 것처럼, 마약 중독에도 굉장히 흥미를 가져다 준 영화. 헤로인 중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고 여러 중독자들이 마약을 끊는 과정을 찍어 올린 영상도 찾아봤다. 혹시 흥미가 생긴다면 보기를 추천. 꽤 오래전에 봐서 이 남자에 대한 정보가 많이 증발했는데, 아마 첫 영상에서 본인의 중독 계기를 말해줬던 것 같다. 영상이 많지 않고 점점 변화하는 모습이 보여서 마음이 따수워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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